김영찬 기능장, “끊임없는 도전으로 성장의 발판 만들어 갈 것”

월간 에너지관리
2024-01-03

▲ 김영찬 기능장


- 여천NCC 생산 현장에서 공장 안전 운전관리, 기기설비 관리 등 업무 수행 중

- 2023년 제16회 한국보일러대상 보일러운전대상 수상, 안전한 에너지 사용 정착 기여 인정받아


김민영 기자(energycenter@naver.com)


석유화학산업의 생산 능력과 규모가 갈수록 확대되면서 생산 현장의 안전에 대한 중요성과 관심도 함께 커지고 있다. 석유화학 현장에서는 누출, 화재, 폭발 등의 사고 위험성을 늘 염두에 두고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전문 인력이 필수적이다. 

국내를 대표하는 석유화학산업 기초원료 생산 기업 여천NCC에 재직 중인 김영찬 기능장은 공장 안전운전 관리부터 신입사원 실무교육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업무를 수행하며 산업 안전에 기여하고 있는 에너지기술인이다.

김영찬 기능장이 현장의 각종 업무를 진행하면서 가장 중요시 여기는 부분은 ‘안전·보건·환경’이다. 사업장의 설비와 작업환경이 항상 최상의 상태로 유지될 수 있도록 관리하기 위함이다. 오랜 시간 석유화학 생산부서에서 안전하고 효율적인 현장을 만들기 위해 힘써온 김영찬 기능장은 그동안 축적해온 전문 지식과 실무 경험을 토대로 후배 기술인들을 교육하고 양성하는 일에도 도전하고자 한다. 

“에너지기술인으로서 지속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한길만을 정진해 오는 동안 종종 예상 밖의 위기가 찾아오기도 했으나, 이에 굴하지 않고 끊임없는 도전을 통해 한 걸음씩 더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초심을 잃지 않고 자신만의 속도에 맞춰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다 보면 어느새 성장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 믿는다는 김영찬 기능장은 올해 새로운 목표를 향해 한 단계 더 도약하려 한다. 


최근 본격적인 교육 활동을 위해 회사 업무와 교직 훈련과정 이수를 병행하며 끊임없는 성장을 위한 도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김영찬 기능장을 서면 인터뷰로 만났다. 근무 중인 여천NCC 및 업무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국내 최대 NCC 기업인 여천NCC는 1999년 DL케미칼과 한화솔루션이 각사의 NCC(나프타분해시설) 부문을 통합하여 설립한 회사입니다. 여천NCC는 현재 여수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4개의 사업장에서 에틸렌을 비롯하여 프로필렌, 부타디엔, 벤젠, 톨루엔, 자일렌, 스티렌모노머 등 각종 석유화학산업의 기초원료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여천NCC에서 생산된 석유화학 제품은 생활용품부터 농수산, 건축, 전기, 자동차, 정보통신, 생명공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소재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SM공장에서 생산되는 스티렌모노머는 폴리스티렌(PS), 합성수지(ABS), 합성고무(SBR) 등의 원료로 사용되고 있죠.

저는 현재 여천NCC SM공장 교대조 Foreman(현장 감독)으로 재직 중이며, 교대조원들의 근무관리, 공장 안전 운전관리, 기기설비 관리, 제품저장 및 출하관리, 작업자 감독 및 통제, 신입사원 현장 실무교육 및 입직 교육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회사에서 관리 중인 설비로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현재 현장에서 관리 중인 생산설비는 반응기 및 트리터 15기, 증류탑 13기, 가스(냉동) 압축기 13기, 가열기5기, 열교환기 60기, 리보일러 10기, 드럼 60기, 모터 및 펌프 75기, 원료(제품) 저장탱크 13기 등입니다. 

분사제어 시스템(DCS), 선진제어 시스템(APC), 유틸리티 최적화 시스템(Utility Optimizer)을 적용하여 최적의 상태로 공정 운전 중에 있죠.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안전문화 활성화를 위한 유해위험요인 발굴 우수사례경진대회, 산업재해의 원인을 불안전한 행동으로 보고 사고 예방을 모색하는 행동기반 안전관리인 BBS 활동, 그리고 경영·관리자가 현장 작업자들에게 안전보건 조치를 점검·계도하는 VFL(Visible Felt Leadership)등의 활동이 현장에서 잘 적용 및 실행되도록 관리하고 있습니다. 

또한 안전 원칙, 안전 수칙 등 안전 절차가 잘 준수되고 위험 요소 파악 및 개선을 통해 사고로부터 자유롭고 안전한 무재해 사업장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 전남 여수에 위치한 여천NCC 제1사업장 전경


근무하며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이 있다면?

지난해 SM공장의 정기보수 기간에 있었던 일입니다. 2년마다 한 번씩 돌아오는 보수기간에는 장치검사 및 수리작업과 노후화 계기 교체작업 등이 대대적으로 이루어집니다. 바로 이 보수기간 동안에 계기 에어라인이 오염되어 피해액 수천만 원 상당의 장치손상이 발생했죠.

오염이 발생한 부분이 어딘지 정확히 알 수 없었기에 수백미터가 넘는 파이프랙 배관과 수십 개의 가지 배관을 일일이 점검하는 일은 무척이나 고되고 수일이 걸리는 일이었습니다. 다행히 배관기능장 자격 취득 시 배운 등각투상도(ISO DRAWING) 등을 활용하여 점검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었고 계속된 원인 분석을 통하여 문제를 조속히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회사 안전문화 활성화 DAY에서 환경안전우수사원 표창장을 받았고, 이후 한국보일러사랑재단의 제16회 한국보일러대상 보일러운전대상까지 수상하게 되었죠. 오랜 시간 습득해온 지식과 기술을 활용해 회사 생산 현장의 안전과 발전에 기여하고, 그간의 노력들이 결실을 맺게 되어 더없이 기쁘고 보람 있었습니다. 


다수의 자격증을 취득하시는 등 에너지기술인으로서의 성장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오셨는데요.

석유화학 생산부서에서 화학물질과 설비 관리·운전 등 실무를 통해 습득한 지식과 기술을 활용하여 관련 자격증 취득에 쉽게 접근할 수 있었던 편이었으나, 50세가 넘어서 시작한 도전은 녹록치 않았습니다. 

회사 업무와 자격증 시험 준비를 병행하며 어려움을 겪기도 했었죠. 배관 용접·조립 작업 등을 연습하던 중 우측 어깨 견관절 석회성 건염이 악화되어 어깨 수술을 받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목표가 뚜렷했기에 중도 포기할 수가 없었습니다. 6개월간의 재활·회복기간을 거치고 끊임없이 재도전하여 위험물기능장, 에너지관리기능장, 배관기능장 등의 자격증을 연이어 취득할 수 있었습니다. 하나씩 목표를 달성하는 매 순간마다 자존감을 높일 수 있었던 값진 경험이었죠. 


에너지기술인의 길을 택한 계기가 있으신지요.

처음부터 에너지 분야 몸담았던 것은 아닙니다. 에너지기술인의 길을 선택하기 전까지 IT관련 업종에서 근무하고 있었죠. 친구의 권유로 당시 대림산업(DL케미칼) 석유화학 생산부서에 지원하여 입사하면서 에너지기술인으로서의 첫 발을 내딛었습니다.

새로운 분야에서 적응하며 자리를 잡아가던 중 갑작스런 위기가 찾아오기도 했어요. 세 아이의 아버지,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책임을 다하며 성실하게 근무하던 중 갑상샘암 진단과 림프선 전이로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당시 늦둥이 막내딸의 ‘아빠는 꿈이 뭐야?’라는 질문 한마디가 저의 지나온 인생을 뒤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때로는 위기가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곤 하죠. 예기치 못했던 건강상의 문제를 겪으며 ‘앞으로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라는 의문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도 답은 멀리 있지 않았고, 고심 끝에 바로 지금 몸담고 있는 회사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석유화학산업 생산 현장에서 관리 감독 업무를 수행하며 축적한 실무 지식과 노하우는 에너지기술인의 길을 멈추지 않고 걸어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 주었습니다. 앞으로 교육활동을 통해 인재를 양성하고, 지역사회의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다양한 기회들을 만들어 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후배 에너지기술인들에게 조언해 주신다면?

꿈은 재능이나 운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고 만들어 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꿈을 만들어 갈 것인지 진지하게 생각하고 설계한 후 그것을 위해 시간과 노력, 땀을 흘린다면 그 꿈은 조금씩 완성되어 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사람마다 성향도, 가치관도, 개개인의 색깔과 방향도, 속도도 다 다르다는 것입니다. 최종 목표에 도달하는 시간이 다를 뿐 우리가 원하는 꿈에 도달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음을 인지하고 한 걸음씩 나아가는 기술인이 되기를 바랍니다.


올해 계획과 새로운 도전이나 목표가 있나요?

2024년에도 회사 업무와 함께 엔지니어로서의 성장을 위한 새로운 도전, 진행 중이던 다양한 대외활동 등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갈 예정입니다. 특히 전남동부지역사회에서 한국산업인력공단 인력풀 전문가, 전남소방본부 소방특별조사 민간전문가, 전남동부기능장협의회 기술위원 등의 재능기부 봉사활동을 꾸준히 이어나가려고 해요. 

또한 전기기능장과 직업능력개발훈련교사 자격 취득을 목표로 열심히 노력하고자 합니다. 현재 직업능력개발훈련교사 교직 훈련과정을 이수 중인데, 여천NCC에서 근무하며 축적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 기능인 양성을 위한 교육자의 길을 걸어가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