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ㆍ연재


국제 보일러 인증 규격 'ASME 인증'

월간 에너지관리
2023-04-09


-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보일러 및 압력용기 설계/제작/검사 기술 기준

인증제도는 제품이나 기술에 대한 품질과 안정성 등이 기준에 부합한지 증명하는 역할을 한다. 이에 제품 판매자는 인증을 취득하고자 하고, 구매자는 인증 여부를 확인하고자 한다. 이는 보일러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품질은 물론 안정성에 민감한 보일러 분야에는 다양한 인증이 존재한다. 이번 호에서는 글로벌 표준으로 인정받고 있는 ASME 인증에 대해 게재한다.(편집자주)


제품의 품질과 안정성을 검증하는 인증 제도는 제조사와 소비자에게 모두 유용하다. 제조사에게는 브랜드와 제품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수단이 되고, 소비자에게는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인지 판가름하는 잣대가 되기 때문이다.

 즉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 품질 수준을 정의하는 일종의 소통 수단이다. 이에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인증을 취득하면 수출 시 제품의 신뢰도 증명이나 절차 간소화 측면에서 효율적이다. 하지만 제조사에게 인증이란 까다로운 문제다. 인증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제품과 생산시스템의 점검과 개선이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시간, 인력, 비용의 소모가 필수적이므로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제품별, 분야별, 국가별 다양한 인증이 존재하는 데다 정보가 부족할 경우 국제적으로 권위가 있는 인증인지 알아보기 쉽지 않다. 따라서 이번 호에서는 보일러 분야의 글로벌 표준 인증으로 알려진 ASME 인증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ASME 인증의 정의와 역사

 ASME는 미국기계기술자협회(ASME, The American Society of Mechanical Engineers)와 그 규격(인증)에 대한 약칭이다. 즉 기계분야의 규격화와 표준화를 위한 인증 그 자체 혹은 이 인증절차를 총괄하는 기관을 칭한다.

 ASME는 특히 보일러 및 압력용기에 대해 설계, 제작, 검사에 관한 규격(보일러 및 압력 용기에 관한 규격-Boiler and Pressure Vessel Code)을 제정하고 인증 심사를 진행하는 역할을 한다.

ASME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인증 제도로서 세계 여러 나라에서 기술과 규격의 기준이 되고 있다. ASME는 오랜 경험과 시행착오를 통해 축적된 기술이 반영되어 있어, 이를 기반으로 제품의 기술적 요건과 품질프로그램에 대해 엄격한 관리 요건을 제시한다. 이에 일반 산업분야에서 사용되는 압력용기와 원자력 사업에 사용되는 압력용기 분야에서 선호되는 인증이기도 하다.

 최초의 ASME는 보일러 관련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실제로 1880년부터 1900년대까지 미국에서는 많은 보일러 사고가 발생했다. 금전적 손실은 물론 많은 인명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보일러 관련 압력용기 제작에 대한 표준화된 매뉴얼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이에 미국기계학회에서는 보일러 설비의 품질과 안전성을 확보하여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규격을 제정하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ASME의 시작이다.

 ASME는 산업용 보일러와 압력용기에 대한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ASME Code를 만들었다. 미국 내 어느 주에서나 공정하고 정확하게 적용될 수 있는 통합 코드를 만든 것이다. 이것이 1915년에 만들어진 보일러 통합코드다. 이렇게 ASME는 보일러 압력용기, 배관, 밸브 등 보일러 설계와 제작, 성능에 관한 사항을 규격화하고 더욱 엄격한 기준으로 개선과 갱신을 거듭하게 되었다.

 그 결과 ASME Code Section 1~12는 보일러 압력용기에 대한 규정, ASME B31.X는 압력배관에 대한 규정으로 그 틀을 갖추어 갔다. 현재에는 보일러와 압력용기에 관해 세계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인증으로 자리 잡았다. 오랜 연구와 개선, 발전을 거듭하며 그 신뢰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많은 곳에서 이 품질 검증을 위해 이 인증을 요구하고 있으며 미국의 여러 주에서는 이를 법률의 일부로 적용하기도 한다.

 해외에 수출하는 플랜트 장비, 이를 테면 산업용 압력용기 및 배관 등을 설계할 때는 ASME 기준에 따라 설계해야 한다. 전 산업에 사용되는 보일러/압력용기 등에 대한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ASME Code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에 플랜트 장비를 수출하기 위해서는 ASME 인증이 필수적이다.

 

 ASME Code와 Stamp 제도

 ASME 인증 대상이 되는 품목은 일반산업분야의 원자력분야로 나눌 수 있다. 전자의 경우 Pressure Vessels, Pressure Piping Power Boilers, Electric Boilers, Miniature Pressure Vessels, Heating Boilers, FRP Vessels, Rupture Disk Devices Safety Vales가 있다. 후자의 경우 원자로 등 모든 압력용기, 탱크 격납용기, 펌프, 배관 등 원자력 발전소 압력 분야에 사용되는 모든 자재 및 용역이 해당된다.

 이처럼 ASME는 배관 등 보일러 부품, 엘리베이터, 발전시스템 등의 기술 분야에 대해 600여 개의 코드와 기준이 규정되어 있다. 이 외에 바이오 프로세스 장비, 압력 배관 클램프 및 공구, 공작 기계, 기기 시험 및 시뮬레이션 기술, 품질 보증 등 해당 항목은 다양하다. ASME는 업종에 따라 섹션을 구분하고 하위항목으로 S, A, E 등의 스탬프로 구성되어 있다. 이중 적용 빈도가 가장 높은 것이 보일러와 압력용기에 관한 기준이다.

 보일러 제조사가 관심을 가질만한 항목은 ASME Code Power Boiler section Ⅰ의 Stamp S, A, PP 등이 있다([표 1] 참고). S는 보일러 유닛, 플랜트 구성기기와 부품의 적합성과 관련되어 있다. A는 보일러 설치공사만 할 수 있는 자격이다. PP는 압력배관을 제작·조립할 수 있는 자격이다. 이에 관련 Stamp를 취득하면 따라 보일러 유닛 전체의 종합 공사와 배관 부품을 제조·설치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된다.

ASME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해당 제조사의 사업장이 ASME 요건을 충족하는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지 검증 받아야 한다. ASME에 인증을 신청하면 ASME에서 심사관을 파견하여 해당 기업이 인증 취득 요건을 충족하는지에 대한 확인 작업을 거친다. 이 때 ASME Code에 일치하는 제품을 만들 수 있는지 설계, 구매,제작, 검사, 시험 및 설치에 관한 품질보증시스템의 운영에 대해 그 적합성을 판단한다.

 이 절차는 인증 신청 → 예비 심사 → 본 심사 → 인증 순으로 진행된다. 여러 조건에 따라 다를 수는 있으나 ASME 인증을 신청한 시점부터 인증을 받기까지 약 6개월의 기간이 소요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해당 제품이 ASME Code에 적합하다고 판단될 경우, 이를 증명하는 ASME Stamp를 제품에 사용할 수 있는 권한과 증서를 받게 된다.

 ASME의 인증 유효 기간은 3년이며, 최초로 인증을 받은 후에는 1년 내에 해당 제품이나 기술에 대한 사후검사를 받아야 한다. 인증 갱신을 원한다면 인증이 말소되기 6개월 전에 갱신 신청을 진행해야 한다.


ASME 인증의 효과와 관련 지원 제도

 외국에 수출되는 압력용기의 약 80%가 ASME STAMP를 의무사항으로 지정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ASME 인증 취득은 법적 요구사항이다. 이처럼 ASME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인증이기 때문에 ASME 인증을 받은 제품은 해당 제품이 세계적 기준에 부합하고 있음을 증명할 수 있어 수출 시 품질 증명이나 절차 간소화 측면에서 용이하다.

 국내외 고객을 대상으로 한 영업이나 홍보 측면에서도 ASME 인증 취득은 고객에게 제품 품질과 신뢰성을 증명하는 증거가 된다. 무엇보다도 ASME를 취득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자사의 품질관리 시스템을 점검하고 개선하게 된다. 그 결과 생산 시스템과 품질의 효율성과 품질 향상이 이루어져 과정과 결과 측면에서 모두 긍정적인 효과를 얻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ASME 인증의 효과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다양한 기관에서 ASME를 비롯한 해외 인증 취득을 지원하고 있다. 실제로 중소기업수출지원센터에서는 중소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 해외 인증 취득 비용을 지원한다. 수출하고자 하는 국가에서 요구하는 해외 인증 취득 비용의 일부(50~70%)를 보조해주는 것이다. 그 규모는 약 106억 원으로, 약 1,000개의 업체가 혜택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