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공조(주) 박용정 상무(한국지열협회 회장)

월간 에너지관리
2019-02-12

 

국내 히트펌프 시장, 꾸준히 성장할 것 

- 대한공조(주) 올해 매출 작년 대비 20% 증가, 제조사와 시공사 간의 충분한 기술 교류 중시해 

- 국내 지열 히트펌프 시스템 기술 선진국 못지않은 수준, 제도적 뒷받침 및 기업 경쟁력 제고 필요 

- 친환경 고효율 히트펌프 세계적으로 국가 핵심 품목으로 다루는 추세, 향후 시장 더욱 커질 것
 

                                                                                            김민영 기자(miakim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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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공조(주) 박용정 상무(한국지열협회 회장)


  


국내 열교환기 분야의 선두 기업이자, 히트펌프 시장에서도 독자적인 기술력을 선보여온 대한공조의 존재감은 올해도 컸다. 매출액은 작년 대비 20% 증가했으며, 늘 그래왔듯이 내년에도 제품 개발 및 성능 향상을 위한 연구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번 호에서는 대한공조의 박용정 상무를 만나 한해를 돌아보는 소감과 더불어 국내 히트펌프 산업 전망과 지열 기술 현황 및 발전 방안 등을 들어봤다. 박용정 상무는 대한공조 신재생에너지사업부에서 히트펌프 전문가이자 엔니지어로서 제품 개발 및 성능 향상을 위한 연구는 물론, 다양한 국책사업을 성공 적으로 수행하는 데 큰 역할을 해왔으며, 현재 한국지열협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다음은 박용정 상무와의 일문일답이다. 

 

 


Q. 대한공조는 올해 역시 쉼 없이 달려왔다. 해가 저물어가고 있는 지금 2017년을 돌아보는 소감은? 매출, 제품 성능 및 품질 개선, 신제품 런칭 등 올초 계획이나 목표 달성했는지?


A. 올해는 매출이 작년에 비해 20% 증대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국내시장에서 직원들이 피땀 흘린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대한공조는 늘 새로운 기능의 제품 개발과 성능 향상에 박차를 가하며 양보다는 질적인 면을 추구하고 있다. 


오랜 기간의 필드 경험과 현장의 수요 에너지 맞춤형 기술로 성능 지속성은 물론 내구성 향상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소비자의 요구사항과 유지관리에 신속히 대응하고 있다. 대한공조의 연구실은 연중 가동률이 90%에 가까울 정도로 활용되고 있으며, 충분한 단품 테스트와 완제품 테스트를 통해서 개발이 완료되고 있다. 또한 출고되는 모든 제품은 전수검사를 실시하는 등  철저한 품질관리를 통해서 하자율을 최소로 하고 있다.

 

 

Q. 대한공조는 2003년 태국 법인 설립을 필두로  2015년에는 베트남 시장까지 공략하는 등 해외시장 진출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왔다. 2014년에는 3천만 불 수출탑을 수상하며 이제 수출전문 기업이라는 타이틀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인데, 해외시장 진출 계기 및 성공 비결은 무엇인가? 


A. 향후 시장을 예측한 과감한 투자라고 생각한다. 현재 시장은 국내, 해외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글로벌하게 연계되어 있다. 시장이 존재하고 창출 가능성이 있는 곳에는 과감히 뛰어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치열한 원가경쟁으로 최적의 생산기지를 구축하기 위해서 각국들이 경쟁하고 있다. 시장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발 빠르게 시장 선점을 하지 않으면 생존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Q. 대한공조의 에너지사업부는 히트펌프 연구를 시작으로 지난 10여 년간 여러 국책사업을 충실히 수행했다. 이를 통해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열 히트펌프를 비롯한 다양한 열원의 히트펌프를 생산하고 있는데, 대한공조 제품만의 차별화된 특장점이 있다면?

 


A. 국내에 많은 히트펌프 생산업체가 있다. 각사마다 제품 종류와 특징이 있지만 갈수록 저가 경쟁이 심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현저한 저가 제품에는 기술 집약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제품에 새로운 기술 접목이 줄어들수록 전문 인력 채용이나 직원 교육에 소홀하게 된다.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고 저가 판매를 할 경우, 단기간에는 매출 증대로 효과가 크게 느껴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부가가치 하락으로 오히려 적자를 보는 경우가 많다. 대한공조는 직원의 전문기술 교육을 중시하고 있으며 훈련을 많이 하고 있다. 이론뿐만 아니라, 생산 현장과 실험실에서 직접 경험하면서 이론과 실무를 동시에 쌓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결국은 인력이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제품 역시 고가 제품 위주가 아닌 사용자 측면에서 더 효율이 높은 제품, 내구성이 높은 제품을 주로 개발하고 있다. 

 

3% 효율이 높다고 30%를 더 받을 수는 없다. 효율이 높은 제품은 2년 이내에 증가된 초기 비용을 회수할 수 있도록 경제성을 감안하여 비용 측정을 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고객만족을 위해서 다양한 설치 환경에서 소비자의 사용 패턴에 맞게 사용 조건을 재설정하고 사용자에겐 최대의 효율을 낼 수 있는 운전 조건을 제시한다. 

 

지열 히트펌프는 효율과 내구성, 운전자의 조작의 편의성과 유지보수의 편리성 위주로 생산하는 반면, 공기열 히트펌프는 내구성과 저온에서의 성능 향상과 생산 온도의 지속성을 중시하고 있다. 폐열 히트펌프는 열원의 특성과 사용 환경에 맞게 냉매와 온도, 제어를 결정하게 된다. 


또한 대한공조가 중요하게 고려하는 면은 제조사와 시공사 간의 충분한 기술교류이다. 시공사가 제품의 특징이나 운전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설치하면 효율을 제대로 발휘할 수도 없을 뿐더러 잦은 트러블과 소비자의 불평으로 이어질 수 있고 제품의 수명 단축을 초래할 수 있다.
 

Q. 대한공조에서 현재 진행 중이거나 계획을 앞둔 R&D 투자 및 활동이 있다면?


A. 기업의 연구개발은 일시적으로 진행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제품의 업그레이드는 항상 진행 중에 있어야 하고 새로운 제품 개발은 지속적으로 시도되어야 한다. 항상 1등을 목표로 타사와의 차별을 추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확대한다고 발표하는 등 신재생에너지에 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면서 히트펌프 업계를 비롯한 신재생 에너지 업계 전반에 미칠 영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전망 및 대비책을 비롯해 대한지열협회 회장으로서 국내 지열의 현황과 전망을 어떻게 보는지?


A. 최근 들어 국내에서 히트펌프에 대한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국내 소비 자뿐만 아니라, 공조관련 기업에서도 히트펌프에 대한 인식이나 지식이 부족한 상태였다. 일본은 냉난방 공조 분야에 일찍이 적용을 했고, 미국은 70년대 석유파동 이후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전념하면서 지열에는 히트펌프를 적용하여 연중 높은 열 이용률이 가능함을 확인하고 신재생에너지원으로 지정했다. 

 

또한 OSU에 국제지열협회를 설치해 세계적으로 지열 이론교육과 실무교육을 함으로써 지열 보급에 앞장 섰다. 어느 나라든지 앞선 기술은 국내 활용은 물론이고 수출을 통한 수익창출이 목적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은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지열 초기 시장일 때 많은 히트펌프 제품을 각국으로 수출했고 당시 히트펌프 제조사들은 현재 큰 회사로 성장했다. 2000년도 초에 우리나라도 지열에 대한 연구와 설치를 시작했고 히트펌프는 대부분 수입하여 적용했다.  


거의  미국에서 제품을 들여왔는데 선입금을 하지 않으면 제품을 받기 힘들기도 했다. 그러다가 우리나라도 한국에너지공단을 중심으로 지열에 대한 시공기술 개발과 기준제정, 히트펌프 연구개발, 인증기준을 마련함으로써 국내 지열 히트펌프의 기술이 선진국 못지않게 발전했다. 

 

현재 사용되는 지열 히트펌프의 성능을 비교해보면 수입품보다 우수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단품의 국산화를 모두 이루지는 못했지만 완제품을 수 입하는 것 보다 일부 단품을 수입해 제품화하는 것은 부가가치 창출 측면에서는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예전에 수입 완제품이 고장이 나면 무상 서비스를 받기가 매우 힘들었을 뿐 아니라, 부품수 급이 2개월 이상 걸렸는데 현재 국산제품은 대부분 1주일 이내로 수리가 가능하며, 수리비용도 절반 이하로 줄었다. 더불어, 국내 지열 히트펌프의 성능 향상은 국내 히트펌프 종사자들의 전반적인 기술을 높이는 견인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히트펌프에 대해서 잘 모르는 공조 관련 종사자에게도 기술 습득에 도움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Q. 현재 국내 지열의 기술 수준 및 보급 현황은  어느 정도인가?

 

A. 현재 국내 냉난방 지열 히트펌프 시스템은 선진국 못지않은 기술 수준이라 생각한다. 단기간에 우리나라처럼 지열에 대한 기술과 보급이 증가된 나라도 흔치 않다. 설치용량을 보면, 해외에 대표적인 지열 설치용량이 몇 백 USRT인 반면, 국내에서는 몇 천 USRT를 설치할 정도로 기술이 향상되었다고 본다. 


지열 시스템에 대한 효과나 우수성은 이미 충분히 검증되었고, 소비자의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보급 측면에서는 지금까지의 시장은 대부분 정부 주도로 이루어졌다. 어느 정도 민간시장도 열리고 있지만 신재생에너지는 효과에 비해 초기 투자비가 부담이 되기 때문에 민간시장의 증가폭이 크지 않다. 국내 전체로서도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더군다나 현재  건설경기가 좋지 않다보니 경쟁이 치열해져 새로운 시장 개척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전에는 신재생 전문기업 제도가 있었는데 지금은 지열 전문기업이라는 것이 없다. 지열시장에 기업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전문성이 사라지다보니 지열 시스템의 품질을 높이는 데는 오히려 부정적으로 작용한다는 게 관련 종사자들의 의견이다. 과잉경쟁을 유발하고 저가수주로 부실시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측면이다. 

 

지열 시공사는 객관적으로 검증된 전문 인력을 보유해야 하고, 시공능력을 검증할 수 있는 지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보급 방안으로는 신재생 열에너지 공급 의무화(RHO)가 시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국가의 신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RHO가 가장 유용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건물은 제로에너지 빌딩이 이슈가 되고 있다. IEA(International Energy Agency)에 따르면 건물에 사용되는 에너지가 전체 에너지의 36%를 차지하며 이 중에서 냉난방에 사용되는 에너지가 약 70% 정도로 전체 에너지의 25%가 냉난방에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선진 사례를 보더라도 건물의 냉난방에 가장 효율적인 시스템으로 지열을 권장하고 있다. 이처럼 제로 에너지 빌딩에도 지열이 필수적으로 고려되고 있는 만큼 지열을 RHO에 접목하면서 향후 제로에너지 빌딩 또는 준 제로에너지 빌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에 지열을 적용할 수 있는 기술적인 문제는 전혀 없는데 제도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업에서는 끊임없는 기술 개발과 원가절감을 이루어 경쟁력을 높여나가야 함은 물론이다. 

 

 

Q. 냉동공조 산업 분야에서의 히트펌프를 통한 온실가스 감축 방안에 대한 의견은?


A. 냉난방 분야에서 히트펌프(증기 압축 사이클)만큼 효율이 높은 시스템은 없다고 생각한다. 온실가스 절감 효과도 크다고 볼 수 있는데 이중에서 지열 히트펌프 시스템의 활용이 많아지길 바란다. 앞서 언급했던 RHO를 시행하면 온실가스 감축 기여가 클 것이다. 


지열은 연중 효율이 가장 높기 때문에 효과는 좋지만 비용 및 공간적인 측면에서 설치가 어려운 곳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사용될 히트펌프의 효율성이 높아야 한다. 온실가스 감축에 대해서 일부는 냉매의 온난화지수(GWP)가 낮으면 기여도가 높은 것으로 여겨지는 데 더 중요한 건 시스템 효율을 높이는 것이 기여도가 훨씬 크다는 것을 해외 선진국의 연구 자료에서 찾을 수 있다. 


이미 각 제품별(냉동창고용, 저온고용, 냉난방용 등)로 어떤 부분이 온난화에 영향을 미치는지 수명과 유지관리를 포함해 나타내고 있다. 국내의 히트펌프 기술은 세계적으로 보더라도 낮은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이와 같은 온난화 영향을 분석하고 감축 요소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면 수출 증대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히트펌프는 많은 나라에서 국가 핵심 품목으로 다루어지고 있는 만큼 향후 시장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국내 히트펌프 시장의 경우에는 급격한 증가보다는 꾸준한 성장이 예상된다.